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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변화들
- 등록일
- 2021-03-18 11: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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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관련 컨설팅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시점은 2030년경이다. 도로 위에서 스스로 달리는 차들을 보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눈 앞에 다가온 미래를 위해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는 물론 구글, 애플 등의 IT 기업까지 레벨 4~5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은 도로 환경만 바꾸는 건 아니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면 운전대가 사라지면서 실내 공간 구성과 자동차 이용 행태가 달라지고,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도 바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맞춰 우리 주위의 다양한 산업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차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군들을 살펴봤다.
완전 자율주행차는 이동 중 탑승자의 건강을 체크하는 기능까지 탑재할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이런 새로운 기능들도 우리 주변 산업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 업계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은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 더 안전한 운전’이다. 특히 자율주행차 시대에서 ‘차대차’ 사고는 발생할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자율주행차들은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는 자동차 보험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사고가 줄어들기 시작할 땐 보험사들의 이익이 늘어나겠지만, 사고 감소가 장기화되면 자동차 보험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보험 업계는 올해 7월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의 도입을 앞두고 후불 보험제(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 책임인지, 자율주행 시스템의 책임인지를 확인한 후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를 도입하는 등 상품을 조금씩 개편하고 있다.
의료 업계
자동차 사고 감소에 영향을 받을 또 하나의 분야는 의료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자동차 보험 진료비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의료기관에서 교통사고 환자를 치료한 비용은 약 1조 7,000억 원이었다. 자동차 사고가 감소하면 당연히 이 진료 비용도 줄어든다. 게다가 자율주행차는 시트나 콘솔에 장착된 접촉식 센서와 실내를 모니터링하는 비접촉식 센서로 탑승자의 혈압이나 심박수와 같은 간단한 건강 체크가 가능하다. 필요하다면 구급차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정비 업계
자율주행차는 사고율이 낮은 것은 물론 고장률도 낮다. 자율주행화와 전동화를 거치며 차를 구성하는 부품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문제 해결이나 불량 모듈 교환을 위해서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는 일은 있겠지만, 전통적인 정비소를 찾아가는 일은 지금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또한 전동화 파워트레인은 소모품 교환도 적다. 아울러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의 상태를 클라우드 서버에 실시간으로 보고한다. 문제가 생기기 전 수리하는, 이른바 선제적 수리가 가능해진다.
승차 공유 업계
우버, 그랩, 리프트 등 이미 전 세계에 수많은 승차 공유 업체가 존재한다. 이 같은 공유 업체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 배경에는 운전자와 고객을 실시간으로 이어주는 플랫폼이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보편화되면 승차 공유 시장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직접 플랫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승차 공유 업체인 그랩과 손을 잡은 이유가, 우버와 리프트 등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율주행차는 시트를 완전히 눕히거나 방향을 돌릴 수 있다. 이동 중 휴식을 위해서다
호텔 산업
에어비앤비의 등장으로 호텔 산업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전 세계의 여행객 수가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에어비앤비와 호텔 산업은 동반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등장은 호텔 산업의 지형을 바꿀 수도 있다. 자율주행차로 이동하며 숙박을 해결하는 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배낭 여행자들이 야간열차 침대칸을 이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자율주행차는 이동 중에 탑승자가 휴식할 수 있게 시트를 완전히 펼 수 있다. 물론 간이 침대 장착도 가능하다.
항공 업계
비행기를 타고 서울 강남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가기 위해서는 4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김포공항까지 가는 시간, 체크인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 비행기로 이동하는 시간, 김해공항에서 해운대로 들어가는 시간까지 합쳤을 때 말이다. 자율주행차가 4시간 만에 해운대까지 갈 수 있다면 굳이 비행기를 탈 이유가 있을까?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출발할 수 있고, 차 안에서 잠을 잘 수도, 영화를 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자율주행차는 단거리 항공 노선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부동산 업계
인터넷 포털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운 경제 기사는 대부분 부동산과 관련된 것들이다. 관련 정책 변화, 교통 인프라 확장 등 시세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많은 탓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세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건 입지, 즉 접근성이다. 외곽 지역이라도 교통이 편리하고, 도심으로의 진입이 용이한 곳은 인기가 많다.
그러나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일도 하고, 화장도 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편리한 출퇴근이 외곽 지역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세계적인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CBRE는 ‘자율주행차, 부동산에 변화를 일으키다(Autonomous vehicles, driving change for realestate)’라는 보고서를 통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로 인해 외곽 지역이나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도심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는 주유소나 주차장 등도 자율주행 전기차로 인해 용도가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요식 업계
한국 맥도날드의 매출은 DT(드라이브 스루, Drive Through)가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현재 전체 매장 중 60% 이상을 DT로 운영하고 있고, 스타벅스나 이디야커피 등도 DT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DT 매장이 이렇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역시 시간 절약과 편리함이다. 자율주행차는 이런 DT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동 중 편히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자율주행차의 이점 덕분에 DT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며, 이 때가 되면 DT 매장의 경쟁력은 지금처럼 시간 절약과 편리함이 아닌 음식의 맛이 될 것이다. 애써 찾아가 줄을 서야만 했던 맛집도 DT를 운영할 것이니 말이다.
모터스포츠에 전동화 바람이 불고 있듯, 언젠가 자율주행차 경주가 열릴지도 모른다
모터스포츠 분야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모터스포츠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도 있다. 스포츠의 본질은 ‘인간이 극한의 신체와 정신력으로 실력을 겨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터스포츠에서 사용하는 자동차는 이동이 아닌 경쟁을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모터스포츠는 자율주행 시대에도 건재할 것이다. 자동차의 상용화로 인해 경마가 사라지지 않았듯이 말이다. 물론 자율주행차 레이스 신설과 같은 변화가 생길 수는 있다.
방위 산업
‘군용’이라는 단어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다. 군용 제품에는 당대 가장 앞서 있고, 가장 안정성이 높은 기술이 적용된다. 자율주행 기술 역시 군에서 먼저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8년 5월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마이클 그리핀(Michael Griffin) 미국 국방부 차관은 “민간 자율주행차보다 군사 목적의 자율주행차를 먼저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리핀 차관에 따르면 전투 지역 사상자의 절반 이상은 연료나 식량 같은 물자 수송 인력과 관련있다. 자율주행차로 수송을 한다면 불필요한 사상자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탱크나 전투기에 자율주행 기술이 쓰인다면 전투 효율성이 대폭 늘어난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율주행차는 재난 및 사고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호 활동 분야
사람을 구하는 일에도 당연히 자율주행 기술이 활용될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자선 구호 단체들은 이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아프리카 오지 등에 구호 물자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멀고 험한 길을 가야 하고, 이로 인한 사고도 잦다. 지진이나 해일 같은 자연 재해를 당한 지역들도 마찬가지다. 자율주행차는 인간이 가기 힘든 지역에 보급품을 전달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부상자 이송도 가능하다. 격리와 이송 등, 감염 문제 때문에 인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사태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와 광고 업계
교통안전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의 1일 평균 주행거리는 43.9km에 이른다. 하루에 1시간 이상을 차 안에서 보내는 셈이다. 운전이라는 행위가 없어지면, 엔터테인먼트를 소비하는 시간은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디스플레이를 통해 소비할 수 있는 모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광고 산업 역시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AR이나 VR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등장하는 것은 물론, 광고의 타겟팅도 매우 정교해진다. 예컨대 춘천 근처를 지나고 있을 때 ‘춘천닭갈비’ 광고가 화면에 뜨는 식이다. 개인 소유의 자율주행차에서는 이런 것을 볼 필요가 없겠지만, 공유형 자율주행차에서는 광고 시청이 의무일 수도 있다.
자율주행차는 장애인, 노인 등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해준다. 현대모비스의 공유 모빌리티 콘셉트 엠비전 S(M.Vision S)의 소개 영상에도 이런 내용이 담겨있다
케어 산업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은 현재 대중교통 사용이 어려운 교통 약자로 분류된다. 자율주행차는 노인들의 이동성을 증가시켜 소비 활동을 이끌어낼 것이다. 또한 어린 아이들의 안전한 이동을 통해 부모들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학교를 마친 아이가 자율주행차를 타고 집 또는 부모의 회사로 이동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당연히 장애인들 역시 지금보다 훨씬 쉽게 이동하게 된다. 가령 공유형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면 시각 장애인도 집 앞에서 안내견과 함께 차에 오를 수 있다.
데이터 저장 산업
지난 2017년 국제미래자동차포럼에서 인텔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한 대가 하루에 약 4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생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딥러닝을 위해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데이터를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 센터로 전달하면서 생긴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이런 메모리들을 저장하는 데이터 센터가 도심 곳곳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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