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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완벽한 교감을 위해 진화하다, 자동차 생체 인식 기술
- 등록일
- 2021-03-18 1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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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소통, 소비 등의 생활 양식을 완전히 바꿨다. 그 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보안 방식의 변화다. 기존의 숫자, 알파벳, 기호 등의 나열에서 벗어나 개인의 신체 일부를 비밀번호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보했다. 스마트폰의 지문 인식 잠금 장치로 시작된 생체 인식 기술은 몇 년 사이 빠르게 안면, 홍채 인식으로 발전했다.
아울러 생체 인식 기술은 보안 뿐만 아니라 편의, 의료 부문에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차세대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생체 인식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생체 인식 기술은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에서 보안 강화 및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유용하다. 자동차 업계의 생체 인식 관련 기술들에 대해 알아봤다.
미래 모빌리티에서 생체 인식 기술이 중요해진 이유
소개에 앞서 미래 모빌리티에서의 생체 인식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자동차는 과거 몇 년 간 급속도로 전자화가 진행됐다. 문 개폐부터 시동, 헤드램프 점등, 변속기 작동,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원, 서스펜션 세팅 등 많은 부분의 작동 방식이 물리적인 형태에서 전기 신호로 바뀌었다. 그리고 최신 자동차는 여기에 정보처리장치까지 더하고 있다. 자동차가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화에는 안전망이 꼭 필요하다. 시스템 자체의 오류 뿐만 아니라 시스템 해킹 등 각종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실내 환경 조성, 콘텐츠 제공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인 정보도 필요하다. 모빌리티에 대한 접근 권한과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보안 장치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보안 측면에서 인체는 특별하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타인과 똑같은 곳이 단 한군데도 없다. 대표적인 예가 지문이다. 지문은 무늬의 결과 굴곡, 손상, 불규칙성 등 개인마다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그리고 목소리와 홍채, 걸음 걸이와 같이 사람의 몸에는 개인을 특정하는 다양한 생체 정보가 존재한다. 이런 생체 정보를 통한 보안 방법은 비밀번호처럼 꼭 기억할 필요도, 누군가에게 해킹 또는 도난을 당할 위험도 없다. 아울러 인공지능과 융합해 데이터를 축적한 뒤, 또 다른 인식 기술을 사용해 보안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
지문 인식
현대자동차의 지문 인식 기술은 인증 제어기를 통해 입력된 지문을 암호화해 관리한다
인간은 무엇을 하든, 어떤 것을 만지든 대부분의 행위를 손으로 시작한다. 자동차의 문을 열 때도, 시동을 걸 때도, 운전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자동차 역시 여러 생체 인식 기술 가운데 지문 인식을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8년 중국형 싼타페(현지명 셩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자동차 도어 개폐 및 시동이 가능한 ‘지문 인증 출입·시동 시스템’을 선보였다.
등록 과정은 스마트폰과 유사하지만 보안은 더욱 철저하다. 운전석 도어 핸들의 지문 스캐너는 모바일 기기보다 크기가 4배 크고, 방수·방진 성능도 갖췄다. 또한 도어 핸들 및 시동 버튼의 스캐너는 지문의 생김새 차이를 넘어 지문으로 전달되는 신체 정전용량의 차이도 인식한다.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도 매번 학습하는 등 개인의 특징을 인식할 때마다 갱신해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한다. 개인을 특정한 만큼 사전에 입력된 정보에 맞춰 사이드 미러 각도와 시트 위치 등 운전 환경도 알아서 조정해준다.
홍채 및 동공 인식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안면 인식과 동시에 시선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흑안, 금안, 벽안 등 사람의 눈은 다양한 색을 지닌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눈의 색은 빛의 양을 조절해주는 홍채의 색이다. 사람의 홍채는 색 뿐만 아니라 무늬도 갖고 있으며, 사람마다 모양이 전부 다르다. 심지어 오른쪽과 왼쪽 무늬도 달라 오류 발생 확률이 한쪽 눈만 사용하면 100만 분의 1, 양쪽을 사용하면 1조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젠텍스(Gentex)는 룸 미러에 적외선 센서를 넣어 운전자의 홍채를 인식하는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홍채 인식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의 ‘운전자 부주의 경보 시스템(Driver State Warning system, 이하 DSW)’이 대표적이다. DSW는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하지 않을 때 경고를 전달하는 기능으로, 얼굴의 방향과 눈 감김의 정도만 인지하던 기존 수준에서 한 단계 발전해 더 안전한 주행 환경을 확보한다. 단순히 눈꺼풀의 움직임만 보는 것이 아니라 홍채 안쪽 동공의 활동을 관찰해 부주의 운전 검출의 정확도를 높인 것이다. 이 기술은 2021년 선보일 중대형 상용차에 먼저 도입될 예정이다.
안면 인식
안면 인식 기술은 이목구비를 비롯해 미간, 눈 사이 거리 등의 정보 추가로 보안성이 강화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DSW는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동공을 추적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얼굴도 알아본다. 바로 안면 인식 기술이다. DSW의 안면 인식 기술은 눈, 코, 입, 귀 등 얼굴의 특징을 통해 운전자를 식별한다. 그리고 동공 및 얼굴 방향으로 파악한 운전자의 상태 정보를 차의 속도, 스티어링 조작 각도 등의 정보와 종합적으로 분석해 더욱 안전한 주행을 가능케한다. 운전자 부주의에 따른 차선 이탈 및 침범 위험 등을 미리 감지하고 클러스터 경고등과 경보음, 진동 등으로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또한 안면 인식 기술은 다수의 운전자를 등록하고, 시트 위치와 사이드 미러 자동 조절 등의 개인화 기능을 구현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추후에는 딥러닝과 융합해 생체 인식 수준을 끌어올리고, 운전자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등의 응급 상황에서 차가 스스로 갓길에 정차하고 긴급구조를 호출하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멀티모달(multimodal) 인식
탑승자의 신체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새로운 모빌리티 라이프를 선사할 수 있다
안면 근육, 심장 박동 수 등 신체의 여러 곳을 동시에 읽어내는 멀티모달(multimodal) 인식 기술은 더욱 다양하고 폭 넓은 서비스 제공을 가능케한다.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공개한 ‘실시간 감정 반응 차량 제어 시스템(Real-time Emotion Adaptive Driving, 이하 R.E.A.D.)’이 바로 멀티모달 인식 기술에 해당한다. R.E.A.D.는 카메라와 초음파, 레이더 센서 등을 활용해 얼굴 표정, 심장 박동, 피부 전도, 호흡 등 다양한 신체 정보를 분석하고, 탑승자의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실내 조명, 음악, 시트 진동, 향기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탑승자의 편안한 이동을 위해 고안된 기능이자 서비스인 것이다.
앞서 기아차는 스티어링 휠의 스위치 부분에 센서를 탑재해 운전자의 심박수와 체지방, 스트레스 지수 등을 파악하는 ‘U 헬스 케어’도 선보였다. U 헬스 케어는 앞으로 혈당과 심전도 체크를 통해 음주운전 여부를 판단하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차량 내 생체 인식 기술은 영유아, 노약자 등의 탑승자 안전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현대모비스는 탑승자 흉부의 미세한 움직임을 인식하는 생체 인식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레이더 센서를 활용해 뒷좌석 탑승객 방치 사고를 예방하는 차세대 후석 승객 알림 시스템(Rear Occupant Alert, 이하 ROA)이다. 기존 후석 승객 알림 시스템은 무게 또는 초음파 센서를 사용했던 까닭에 몸무게가 가벼운 어린 아이들은 인지를 못하거나, 버스처럼 차체가 긴 차량에서는 인식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ROA는 레이더 센서로 정확하게 탑승자를 인식한다.
ROA의 레이더 센서는 탑승자의 옷을 투과해 혈류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측정한다. 살아 숨쉬고 있다는 생체 신호 자체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뒷좌석 탑승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으며 성인, 영유아, 반려견 등 대상의 유형을 구분할 수도 있다. 앞으로 현대모비스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특화 설계를 활용해 심박수까지 측정하는 레이더를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미래 모빌리티의 필수 요소, 차량 내 생체 인식 기술
차량 내 생체 인식 기술은 자율주행차의 기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보안을 위해 도입한 차량 내 생체 인식 기술은 미래 모빌리티에서 다양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술로도 쓰일 수 있다. 다양한 생체 정보를 바탕으로 주행 성능, 실내 분위기 등 운전자와 탑승자가 선호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운전의 즐거움부터 콘텐츠 소비, 헬스 케어까지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필요성에 따라 생체 인식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캐빈 센싱’ 시장도 향후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Persistence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차량 내 탑승자 센싱 시스템 시장은 2017년부터 6년동안 매해 평균 6.9%씩 성장해 2022년에는 20억 달러(약 2조 3,800억 원) 이상의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생체 인식 기술은 운전자가 주행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한층 더 다양해질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생체 인식 기술 개발에 주목하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선보일 생체 인식 기능이 우리에게 어떤 즐거움을 가져다줄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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